TV나 잡지 등에서 자주 보이는 “무료 정보는 이쪽으로” 라는 문구를 왠지 모르겠지만 웹 상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웹은 애초에 정보 발신의 장이며, 자료 청구를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닌가요? 이번 글은 신기한 현상에 대해 써보았습니다.
뻔히 보이는 의도와 부자연스러운 유도
매체의 제한 때문에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할 수 없을 경우, 예를 들어 시간 제한이 있는 TV CF나, 면적에 제한이 있는 옥외 광고의 경우에 전용 전화번호를 표시함으로서 자료를 청구하게끔 유도하는 것은 합리적으로 보입니다.그러나 과연 똑같은 일을 웹에서 하는 것은 좋은 것일까요? 웹 사이트는 게시할 수 있는 정보량에 제한이 없으므로, 매체를 통해 게시할 수 있는 정보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말은 자료 청구를 유도하는 행위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웹 사이트 상에서 무료 자료 청구로 사용지를 유도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확실성이 높은 가망 고객의 연락처를 기업이 입수한다는 점입니다.
조건에 맞는 영업 대상 목록을 만들고자 하는 기업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역시 그런 정보를 웹에서 자료청구를 유도해서 얻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볼 때 지나치게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료가 무료라면 사이트에 게재해줬으면 한다는 게 일반 사용자의 생각일 것입니다.
무료라고 할 수 없는 자료 청구
애초에 “무료 정보는 이쪽으로”라고 써있는 링크를 거쳐서 나타나는 것은 이름이나 연락처 혹은 소속을 입력하는 서식이며, 그것을 입력해야만 자료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무료라고 할 수 없습니다. 사용자는 소중한 개인 정보를 대가로 지불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식에 이름이나 연락처를 기입해서 보내면, 며칠 뒤에 영업 연락이 오는 것은 확실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정보가 여기저기 팔려나가 관련 회사나 비슷한 다른 업자에게서 끊임없이 영업 연락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 무료 자료는 사용자가 그렇게 까지 위험을 감수하고 손에 넣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지금은 대부분의 사용자가 실제로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이나 연락처를 기입한 뒤 자료를 청구하는 행위를 그다지 하지 않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일개 담당자가 회사명이나 소속부서명, 직함 등을 명확하게 기재해서 송신하는 것 또한 그리 가볍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기회 손실
정보를 찾아 사이트를 방문한 사용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반대로 기업이 가망 고객의 정보를 얻는 것은 사용자에게 커다란 실례이며, 지나치게 판매자 입장만 생각한 것입니다. 이 행위가 얼마나 기회를 손실시킬까요?
판매자 입장
자료청구를 미끼로 얻은 소비자 정보에 “청구하신 자료를 직접 가져왔습니다”라며 수완이 좋은 영업 사원을 보내서 계약을 재촉하면, 높은 계약률을 얻을 수 있다. 본사의 이 방식은 쇼와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이다.
소비자 입장
영업에 사용되는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무료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애초에 무료로 볼 수 있는 자료라면 사이트에 공개해라. 시간 낭비 하지 말고 검색결과로 돌아가서 정보를 공개해 둔 다른 사이트에 가겠다.
예시로 든 말투가 거칠어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절반 이상이 위와 같습니다. 즉, 자료 청구를 유도하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가망 고객을 경쟁 상대에게 건네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이는 정말 아까운 일이지요. 타 매체에서 하는 캠페인이라면 몰라도, 웹에서 거래 전 문의를 늘리고 싶은 것이라면, 그 종착점에는 “Q&A”나 “견적서 청구”처럼 솔직하게 나타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료가 정말 흥미로운 것이라면, 그것을 웹에 공개해서 검색이나 소셜미디어로부터의 트래픽을 모으는 것이 이로운 방법일 것입니다.
즉시성을 내 편으로 만들자
현재의 인터넷 사용자는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때에 입수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항상 접속할 수 있는 데스크탑이나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서 어디에 있든, 뭘 하고 있든 관심이 높아진 때에 검색하고 정보를 얻습니다. 이 즉시성을 내 편으로 만들면 굉장히 강력한 존재가 됩니다. 사용자의 관심이 높은 순간에 적절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면 사용자의 심리적 장벽을 넘어, 다음 행동을 취하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됩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사용자의 관심이 높은 순간이야말로 쇠뿔을 뺄 순간입니다. 자료 청구를 하게끔 유도하는 것은 전 항목에서 서술했던 것처럼 경쟁 상대에게 고객을 건네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리 되지 않은 고객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구매 의욕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서식에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수고로움이나 위험을 사용자에게 전가시키보다, 필요한 정보를 즉시, 사용자가 관심을 갖고 있을 때 전달해야 합니다. 정보도, 제품이나 서비스도, 선택하는 것은 사용자입니다. “무료 정보는 이쪽으로”와 같은 유도는 사용자를 (자사의 서비스나 상품을) 선택하지 않는 쪽으로 유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목록에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추가하게끔 만들자
고가의 제품이나 서비스처럼 결정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는 상품을 취급하는 경우, Q&A나 견적서 청구 전에 뭐든지 접점이 있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다 자세하게 추가된 정보를 정기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경우입니다. 그럴 경우 사이트 상에서 유도해야 할 행동은 자료청구가 아니라, RSS의 구독이나 Facebook 페이지의 좋아요, Twitter 계정의 팔로우, 메일 매거진의 구독 등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것이 적절합니다. 이것들은 사용자가 기업에 넘기는 정보가 적고, 따라서 지게되는 위험도 작기 때문입니다.
기존 방식
사은품이나 설문조사, 자료 청구 등으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가망 고객 목록(봉 목록)을 만들고, 수완 좋은 영업사원을 보내서 설득한 뒤 계약을 따낸다.
현재 방식
정보를 원해서 사이트를 방문하는 잠재 고객의 정보원 목록에 자사를 추가하게끔 하고, 계속 정보를 제공해서 장점을 잘 알게 하고, 단골 고객 스스로의 의사로 선택하게 한다.
처음부터 기업이 가망고객을 자사의 영업 목록에 추가한다는 사고방식이 아니라, 사용자의 검토 목록에 자사를 추가하게끔 하는 발상이 필요합니다. 주체를 판매자가 아니라 구매자로 놓는 것입니다. 판매자가 주가 되는 마케팅은 대량 생산・대량 소비를 하던 20세기까지 통용되던 얘기입니다. 구매자가 주가 되는 현대, 더욱이 항상 접속되어 있는 인터넷이나 스마트 기기의 보급에 따라 구매자의 정보수집이 획기적으로 빠르고 편해진 지금은, 구매자를 주체로 놓고 ”선택받는다.”는 접근법이 불가결합니다. 그리고 선택받기 위해 필요한 재료가 정보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정보를 획득하는 데에 불필요한 장벽을 설치하지 말고, 빠르고 적확하며, 보다 넓은 범위에 통하게 하는 것이 이익이 아닐까 합니다. 그에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자료청구로 영업한다는 기존의 업무흐름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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