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의 나열보다 이야기가 나은 때도 있다

사실의 나열보다 이야기가 나은 때도 있다

사람은 사물이나 현상을 이야기로 기억하며, 좋은 이야기에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사실적인 이야기를 지루하게 늘어놓는 것보다는 상상의 나래를 넓게 펼친 예시용 이야기나, 생생한 이야기 등이 가진 읽게 만드는 힘을 활용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사실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 이상으로 메시지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은 지루하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전부 다, 예를 들면 그것이 자기가 체험한 것이라고 해도 엄밀히 말하자면 사실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현재 체험하고 있는 것조차 환경이 가져다 주는 방대한 정보 중에서 무의식적으로 취합하고 선택한 결과만을 의식적으로 체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체험은 굉장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것이며, 객관적으로 보자면 사실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더욱이 혹시 그 체험을 기억하고 있다 하더라도, 기억나는 것은 존재했던 사실 중에서 무의식적으로 선택된 몇 개의 주요 사항을 단편적으로 모은 것입니다. 기억하고 있는 그 내용은 자신의 내부에서 인상이나 감상, 인과관계 등을 통해 의미가 정리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억이나 체험을 이야기할 때, 그것이 이야기화되는 시점에서 그것은 화자라는 필터를 거쳐서 나온 픽션이 됩니다. 예를 들면 화자가 저널리즘 훈련을 받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존재하는 복잡한 사건이나 물건, 또 배경이 되는 인과관계를 있는 그대로 전부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현실적인 방법으로 독자 혹은 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정도까지 단순화시켜서 이야기합니다.

정리되고 단순화되는 이유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복잡하고 지루한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혹시라도 “사실일 것”이나 “사실처럼 보여야 한다는 점” 에 대해서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한다면(혹은 사실만을 제시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다면), 어떤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에 이야기의 힘을 빌리는 것이 유효한 수단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야기가 갖는 힘

사람은 사건이나 물건을 이야기로써 기억하는 존재이며, 좋은 이야기에는 사람을 움직이게끔 하는 힘이 있습니다. 사실같은 것을 그저 담담하고 지루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넓은 상상력을 갖고 써내려가는 예시용 이야기나, 생생한 이야기가 가진 흡입력을 활용하는 것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사실을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메시지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많은 사람들이 읽어 봤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등의 우화가 가진 힘을 빌리는 방식은 메시지를 잘 전달한 좋은 예입니다. 이 책은 진절머리가 날 정도의 설교나 다름없는 내용을 재밌는 우화로 치환했으며, 좋고 나쁜 문제를 떠나서 이 책을 읽어본 어느 누구의 마음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같은 우화라고 하더라도 <갈매기의 꿈>과 같은 소설도 우화의 힘을 빌려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 좋은 예시입니다. 이 작품은 진리를 탐구하는 삶의 방식을 힘있는 우화로 표현함으로써, 당시의 서퍼나 히피족의 바이블처럼 취급받을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이런 책에서 다루고 있는 메시지는 모두 교훈이 담겨있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예를 들면 비즈니스 노하우를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서적 중에서도 생생한 이야기가 갖고 있는 흡입력을 활용한 양서가 있습니다.

모두 베스트셀러가 된 <The Goal-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시리즈나 <The Profit Zone- 이윤 극대화를 위한 비즈니스 전략 수립 방법> 등은 주인공이 멘토에게 배우면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타입의 소설 형식으로 쓰였으며 소설 자체로도 잘 완성된 작품으로, 독자는 주인공과 같이 상상하며 이야기의 전개를 알고 싶은 욕구에 쫓겨서 한 번에 독파해 버리고 마는 완성도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즐겁게 읽는 것뿐만 아니라, 읽은 뒤에도 전자라면 책에서 다루는 제약이론 (TOC, Theory of Constraints)에 대해서 기초적인 이해가 가능하며 후자의 경우, 사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갖 수익모델과 관련된 지식을 얻을 수 있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담담히 말하기만 하는 실용서보다는 훨씬 재미있게 배울 수 있으며, 이러한 일을 체험하고 나면 이야기가 가진 힘에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야기가 마케팅 분야에서 갖는 중요성

스토리가 갖는 힘은 단순히 학습이나 표현 상의 가치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 바이러스>등 의 저서를 쓴 세스 고딘은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 중에서, 이야기가 갖는 마케팅 분야에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습니다. 조금 길지만 인용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믿는 이유는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가 사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소비자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든지, 자기를 좀 더 귀엽게, 혹은 보다 우수하게 만들어 준다고 믿는 것은 유난히 더 갖고 싶어한다. 그리고 소비자는 어떤 마케터보다도 자신의 잠재적인 욕구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 이 새로운 상품이 얼마나 확실하게 자신의 가장 비밀스러운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가를 설명하는 복잡한 이야기를 말이다.

나는 딱 한 시간 전에, 물리치료사 스테파니가 (원래는 좀더 견식이 있는 사람이지만) 어떤 이야기를 듣고 표정을 바꾸는 것을 목격했다. 그녀는 퓨마 한정판 스니커즈를 사려고 했다. 한 켤레에 125달러나 하는 물건이었다. 그녀가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해서 세액을 공제하고 난 뒤의 금액과 거의 비슷한 금액이었다.

스테파니는 그 스니커의 힐컵이나 솔의 소재, 어퍼 부분의 내구성을 고려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그녀는 그것을 신은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가를 상상한 것이다. 다른 사람이 “멋진 사람이네”라고 생각하게 되어서 극적으로 개선된 자신의 인생을 마음속에 그려본 것이다.

스니커즈 그 자체가 상품은 아니다.  마케터가 그녀에게 판 것은 그녀가 특별한 감각을 맛볼 수 있는 이야기다. 그리고 입소문을 퍼트리는 것도 아이디어나 제품의 특징과 장점이 아니라 이야기다.”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


제가 전하고 싶은 것은 “우리 마케터들은 이야기를 짜내는 능력을 갈고 닦아서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입니다.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상기한 책의 부제인 “스토리텔링”은 아닐까요.

  •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싶다.
  • 복잡한 일이나 사물, 개념을 가능한 한도 내에서 간결하게 설명하고 싶다.
  • 이론보다 감정에 호소하고 싶다.

이런 것들을 설명하고 싶다면 인간관계에 기반한 것이든 마케팅에 기반한 것이든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은(그것이 거짓말이나 기만이 아닌 한) 단순히 사실을 겹친 지루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별로 드문 생각도 특수한 생각도 아니고, 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알고 있으며, 누구나 이미 몇 번이고 시험해 본 것입니다.

예를 들면, 취직을 위해 면접을 볼 때는 누구나 사실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짜맞추면서 자신이 얼마나 우수하며 그 회사에게 유익한 인재인가를 알리는 이야기를 합니다. 또 연애 초기의 구애 행동 중에서도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이며 상대에게 어울리는 인물인가를 알리는 이야기를 합니다. 누구나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그것이 유효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블로그를 작성하거나 친구와 교류하는 사생활에서도, 혹은 의뢰인과의 절충이나 세미나에서의 강연 등 일을 할 때에도, 스토리텔링 기술은 정말 쓸모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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