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대책”이라는 표현에서 느껴지던 위화감이 조금 엷어지다
자주 귓가에 들리는 “SEO대책”이라는 말에 대해서 저는 굉장한 위화감을 느끼고 있으며, 그래서 저 자신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또 앞으로도 사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 이 단어에 대한 인상이 조금 바뀌는 일이 있었습니다.
평범하게 생각해 봤을 때 이상하다. 그러나…
우선은 “대책”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살펴봅시다. 아래는 goo국어사전(자료는 소학관디지털대사전)에서 “대책”이라고 검색한 결과입니다.
1. 상대의 태도나 사건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수단 “사람 수가 부족한 – 을 세운다.” “-을 짜다” “세금-”
2. 율령제에서 관리 등용 시험의 – 문장박사(일본의 관직)가 문제를 내고 문장득업생이 대답하게 하는 것. 혹은 그 답안.
이를 참고로 “SEO대책”을 글자 그대로 해석해보면, “SEO라는 상황에 대응하는 수단“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필사적으로 SEO에 매달리는 사이트에 대해 검색엔진 측이 취하는 대항책’이라는 의미정도로 해석됩니다. 이런 의미로 해석하면 Google이 매진하고 있는 팬더 업데이트나 펭귄 업데이트 같은 것들이야말로 SEO대책입니다. 내용이 빈약하고 인기도 없는데 검색 결과의 상위에 끼어들어있는 SEO라는 상황에 대응할 방책인 것이니까요.
이렇게 되면, 검색엔진 속의 사람이 아닌 것이 “SEO대책”이라고 하는 것은 이상하며, SEO를 SEO대책이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꼭 대책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다면 “검색엔진 대책”이라고 사용하면 될텐데, 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오용은 똑똑해 보이지 않을텐데
단어를 사용해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할 때, 그 단어는 정확히 하나의 의미만을 전달해야 하며 오용, 특히 정반대의 의미가 되버리는 오용은 피해야만 합니다. 검색엔진 대책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은데, 반대의 의미로밖에 인식되지 않는 SEO대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똑똑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왜 쓸모없는 “대책”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는지가 이해가 안됐습니다. 단순하게 “SEO”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SEO대책”이라며 필요 없는 말을 붙이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혹시 “조금 어려워보이게 만드려고” 나 “그렇게 하는 편이 더 똑똑해보이니까 ”라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면, 유감스럽게도 이는 역효과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말이라는 것은 사용자의 관습에 의해서 의미가 변화해 가는 것이므로 옛날에는 옳았던 사용법이 오늘날에도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옛날에는 오용이었던 말이 나중에 옳은 용법이 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대책”이라는 단어는 과도기에 들어서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책”이라는 말이 과도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한 이유
이번 여름, 정확히는 초여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관서전력 관내에서는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선전하며 각 방면에서 행하는 절전의 필요성을 강하게 호소했습니다. (막상 겪고보니 그다지 절전을 하지 않았어도 전력 공급에는 여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그래서 그 절전을 권하는 초여름의 여러 말과 글 가운데에서 NHK가, 우리나라 일본의 공공방송인 그 NHK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절전 대책”이라는 소리를 하는 것을 듣고, 더욱이 자막으로 “절전 대책”이라고 나오는 것을 보고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절전 대책이라는 말을 기존의 일본어 문면대로 해석하면 “절전이라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방책”이며, 즉 “절전하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전기를 쓰도록 하는 방법”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말입니다. 오용 아닌가요? 대체 어찌된 일일까하고 생각하며 검색해보니, “절전 대책”이라는 키워드와 완전일치하는 검색 결과가 1억 개 가까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상위에는 경제 산업성의 사이트가 표시되며, 절전 대책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현대 일본어에서는 “절전 추진”의 의미로 “절전 대책”이라는 말을 사용해도 오용은 아니라고 해석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SEO추진”이라는 의미로 “SEO대책”이라고 말한다고 해도 이 또한 오용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는 것이며, 오히려 바른 용례일수도 있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쇼와(1926-1989) 때 태어난 자의 설움인걸까요. 최근 일본어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2가지의 상반된 의미로 사용되는 “대책”이라는 단어
지금까지 들었던 2가지 예시, “SEO대책”과 “절전 대책”은, 각각 “SEO 추진”과 “절전 추진”이라는 단어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책=추진인 것이지요! 이런 이상한 말이 일본어로 사용되고 있다니! 라고 생각합니다만, 조금 냉정하게 “대책”이라는 말의 실 용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단순하게 “대책”만을 Google에 검색해 보니, QDD 덕분에 대책과 관련된 폭넓은 용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쭉 예시를 늘어놓아 보면, 자살 대책, 범죄 대책, 인플루엔자 대책, 사고 대책, 지진 대책, 온난화 대책, 재해 대책과 같은 용례가 나왔습니다. 어느 것도 “대책”이 추진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은 없고, 기존의 사용법과 같았습니다.
조금 더 검색 결과를 찾아보니 환경성에서 “재활용 대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발견했고, 그래서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지만(환경성은 재활용 추진이라는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대부분은 기존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알게 된 것은 대책이라는 단어는 “대응책”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 주된 용례이기는 하나, 일부에서는 “추진”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는 어떤 사람이 “대책”이라고 말했을 때 혹시나 “추진”의 의미로 사용된 것은 아닌지 추측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굉장히 귀찮은 일이지만 이런 것도 시간의 흐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문 요약
어떤 말이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은 아니므로, 누군가가 이 말을 사용할 때에 귀찮게 추측하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 자신이 쓸 경우에는 메시지는 가급적 한 가지 의미만을 정확히 전달하는 편이 좋아서, 의미를 받아들이는 쪽에게 추측을 강요해야하는 귀찮은 말은 어느 쪽의 의미던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앞으로도 “SEO대책”이라는 말은 쓰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기 보다는 애초에 이 “SEO대책”이라는 말에서 일부러 필요없는 “대책”을 붙이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알고 있긴 합니다. 일부 업체에게는 “SEO대책”이라는 말을 부자연스럽다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야말로 넝쿨째 굴러들어온 호박이며, “그건 일본어로써 (생략) 하는 귀찮은 사람을 목표에서 제외하기 위한 편리한 말인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