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그물을 짜자

정보의 그물을 짜자

SEO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유없이 백안시당하는 일도 있는 모양입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사실 저는 그런 시선에 꽤 상처를 입곤 했습니다.


줄어가는 의욕

제가 아는 한, SEO는 굉장히 미움받고 있으며 저는 그 점이 제 일처럼 가슴아팠습니다. 저는 SEO라는 좁은 세계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 그 때문인지 SEO가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와 저 자신을 떼어 놓고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SEO업자가 무엇인가 불명예스러운 사고를 일으킬 때마다, 저도 SEO라는 한 틀에 묶여 그런 불량업자들과 도매금으로 같은 취급을 받았습니다. 이는 저에게, 주로 정신적인 측면으로 볼 때 무시할 수 없는 커다란 문제였습니다.

비단 저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일이 세상에서 백안시되는 모습을 몇 년에 걸쳐서 보게 된다면 의욕이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적어도 제 의욕은 SEO의 평판과 함께 땅에 떨어졌습니다. 제가 SEO에 대해서 뭔가를 말하거나 쓰거나 하면, 그로 인해 저라는 인물과 SEO의 관계가 재확인되고,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저 SEO사기꾼이 또 뭔 헛소리를 하네”라고 손가락질 당합니다. 이렇게 되니 자연스레 저의 말수도 줄어들었습니다.

2006년 후반부터 이 사이트는 대부분의 내용이 갱신되지 않은 채로, 거의 방치에 가까운 상태로 계속 놔두었습니다. 이 사이트의 운영기간이 10년이 넘었어도, 그 절반 정도는 그냥 방치되어 있던 것입니다. 이는 SEO에 대한 제 의욕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SEO는 스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저는 SEO가 이유도 없이 미움받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움받지 않는 것이 신기하게 생각될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현재, 거의 대부분의 SEO는 스팸이며 다음과 같은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검색을 속이는가 단골 고객을 속이는가

며칠이나 몇 주만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광고하는 SEO업자는 검색엔진을 속이거나 단골 고객을 속이거나 둘 중에 하나이며, 어느 쪽도 신뢰할 가치가 없습니다.

SEO ≒ 링크스팸

보통 SEO업자와 우수한 SEO업자와의 차이는 다루고 있는 것이 의심할 여지 없는 스팸 링크인지 좀 덜한 스팸 링크인지 정도만 있을 뿐, 양쪽 다 스팸입니다. 즉, SEO는 스팸입니다.

영업 수단부터 스팸이다

전화 영업, 스팸 메일, 팩스 광고 등 애초에 영업 수법부터 스팸같거나 혹은 스팸 그 자체로, 이런 방법으로 접근하는 업자를 신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업시의 근거없는 대화

영업담당자는 특정 키워드로 반드시 몇 위 이내에 표시되게 하겠다라고 말하나, 그 말은 정작 중요한 계약서에는 기재되어있지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거짓말이다.

잘 벌 것 같은 인상을 유도한다

눈 앞에 막대한 매상이 놓여있는데, 단지 SEO를 도입하지 않아서 그것을 놓쳐버리고 만다는 잘못된 인상을 단골에게 심어준다.

천박한 SEO전문가들

예를 들면 “SEO전문가”라고 검색해도 1페이지부터 수상한 것들이 표시되고, 사기 정보 회사나, 거짓말과 틀린 부분으로 점철되어있는 서적 등 SEO전문가라고 칭하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수상하다.

웹 자체의 오염

자신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웹을 스팸으로 오염시키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용서하기 힘든 사람들입니다. 이를 쓰고 있는 것은 목록의 항목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이유를 나열하는 것은 이쯤 하겠습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SEO는 미움받을 만해서 미움받는다는 것입니다.

웹 제작 업계로부터의 책임전가

스팸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SEO는 모든 인터넷 이용자에게 미움받고 있다고 해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본 범위에서 말씀드리자면, 웹 제작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 중에서 특히 SEO를 소름끼치도록 싫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는 그 점에 대해서 계속 납득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웹 제작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일한다면 SEO 스팸이 들어갈 여지는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웹 제작회사가 납품하는 사이트가 전단지를 짜깁기한 것처럼 판매 권유만으로 구성된 페이지가 아니라 조사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풍부하게 게재되어 있으며, 정기적으로 갱신된다면 그 사이트는 이용자에게 검색되고, 공유되며, 링크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SEO 스팸의 수요는 감소하고, 웹은 보다 깨끗하고 좋게 변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조사에 도움이 되질 않고, 따라서 검색하지도 않으며, 공유도 안되고, 링크되지도 않는 사이트가 계속 만들어지는 것이 작금의 상황입니다. 이러한 사이트에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는 광고나 스팸에 의존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그런 사이트를 만드는 제작 회사와 스팸 SEO업자는 스팸의 수요을 만드는 사람과 그 수요를 충족시키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형제같은 존재입니다.

단순한 동족 혐오에 지나지않는 이 사실을 웹 제작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지적해도, 스팸 SEO에 대한 비판이 의뢰인에 대한 비판으로 옮겨가기만 할 뿐, 아무것도 진보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또다시 의욕을 크게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어째서 단순한 스팸으로 전락했는가

대부분의 기업은 자신들이 보유한 노하우로 인터넷 이용자에게 공헌하겠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그것이 가망 고객을 만들고 장래에 이익이 된다고 얘기해도, 눈 앞의 이익과 연결되지 않는 귀찮은 일로 판단한 채 착수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전에 제가 새롭게 SEO고객을 받고 있을 때 받은 질문 중에서 컨텐츠의 확충없이 검색 트래픽을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즉, 어떤 형태든 스팸을 실시하라는 것입니다.

결국 대부분의 기업은 SEO의 본질따위에는 흥미가 없고, 편하게 벌 수 있는 것만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누가 그것을 책망할 수 있을까요. 편하게 벌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니까요. 요약하자면 특별히 나쁜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뻔뻔하고, 모두 욕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스팸같은 SEO도 전단지 같은 웹 사이트를 제작하는 것도 모두 의뢰인의 희망대로 만들어진 것을 제공하는 것뿐입니다. 수요가 있으니까 그것을 충족시켜주고 돈을 받는 것에 아무것도 꺼릴 것이 없는 것입니다. 광고 사이트나 스팸은 의뢰인의 요청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며, 그 의뢰인이 극히 일부에 한하는 얘기가 아니라 거의 모두가 그러는 것이라면, 이는 사회의 요청에 의해서라고 말할 수 있으며, 결국 사회가 스팸을 원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되어버렸는지, 저 나름대로 경위를 짚어 봤습니다.

공유지의 비극

제가 처음으로 인터넷과 접촉하며 웹 세계를 틈사이로 들여다 봤을 때 느낀 것은 “웹은 정말 거대하고 멋진 도서관이구나”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무상으로 정보를 가지고 모여서 거대한 정보망을 짜고 있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때 본 웹은 정말 꿈만 같은 세계였습니다. 인류의 지혜가 다음 무대로 나아가는 순간에 서있다는, 깊고 진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이 말은 조금도 과장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감정을 느끼신 분도 있을테지요.

옛날에, 그러니까 1990년대까지는 웹 상에 사이트를 개설한다는 것은 무료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개한다는 것과 똑같은 의미였습니다. 웹 이용자는 지금처럼 많지 않았고, 그곳에 시장으로써의 가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참가하는 사람 모두가 다른 참가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자신이 가진 지식을 하나씩 하나씩 웹 상에 추가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그런 환경은 2000년 전후를 경계로 일변했습니다. 이용자의 급격한 증가가 웹을 공유지로 바꾼 것입니다. 키우는 사람보다 수확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으면, 모든 사람이 자기를 우선시해서 경쟁적으로 수확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가꿈의 실천, 수확의 기술

SEO는 가꾸기 위한 실천이며 습관입니다. 웹이라는 토양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서 정보를 추가하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효율성 좋게 전하는 것이죠. SEO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가꾸기 위해 사용할 때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압도적으로 다수의 기업이 SEO를 수확하기 위한 기술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찾아 검색하는 사람들에게 자사의 상품을 팔아치우려고 만든 전단지 같은 페이지를 노출시키고 혈안이 된 채 SEO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SEO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스패머입니다. 검색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검색엔진의 진화에 의해서 이전보다도 더 쉬운 것이 되었습니다. 어려워진 것은 판매 권유용 전단지를 도움이 되는 정보처럼 보이도록 속이는 것입니다. 수확하는 기술로써, 즉 전단지를 유익한 정보로 위장하는 기술로써 SEO를 바라본다면 SEO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스팸과 같은 것이 되고, 뒤가 켕기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 일반적인 SEO에 대해 갖는 인상은 그런 것이겠지요.

그것은 그것대로 상관없습니다. 제가 뭐라고 말하던 그렇지 않던, SEO를 수확의 기술로 이용하려는 기업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모든 기업의 내부에 스팸의 근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웹에 만연하고 있는 전단지를 짜깁기한듯한 사이트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SEO뿐만 아니라 웹 제작에 관련된 다른 다양한 기술 또한, 원래는 정보를 발신하고 가꾸기 위해 사용하던 것일 터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그렇게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제 눈에는 웹을 꽉 채우고 있는 전단지 같은 기업사이트들이 스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런 바람이 있었기에 그런 모습이 된 것입니다. 운영하는 기업이 그렇게 원하고, 제작 회사가 그렇게 원하고, SEO회사가 그렇게 원한 모습이 전단지 같은 사이트입니다.

이용자가 만드는 국민적인 웹

결국 시장이 기대하고 원한 결과로써 현재의 모습을 가진 웹이 존재하고, SEO가 존재합니다. 즉, 기업사이트가 전단지 같은 것이나 SEO가 스팸같은 것은 시장이 바란 결과입니다. 제가 무엇을 말하건 그렇지 않건, 않건 시장원리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저는 긴 시간동안 무엇인가에 계속 졌다는 느낌을 안고 살았습니다만, 그 상대는 시장 원리였고 처음부터 저 따위가 상대가 될 리 없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안 저는, 제 목소리가 닿는 범위 내에서 자그마한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제서야 적게나마 의욕이 돌아왔고, 그 결과로 이 사이트의 콘텐츠에도 조금씩 손을 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장 원리에는 이기지 못할지도 모릅니다만, 민주적인 플랫폼으로써의 웹이 죽은 것은 아닙니다. 이용자 중심의 웹은 이용자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면 될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는 기업 사이트에 게재되지 않더라도 개인 블로그나 사이트에 매일 추가되고 있으며, 그러한 개인 블로그나 사이트에서 기업사이트를 아득히 뛰어넘는 트래픽이 모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거기에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저의 이 사이트도 그런 개인 사이트 중 하나입니다. 저라고 하는 한 명의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를 위해 운영하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규모가 되는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랑스러워 할지언정, 부끄러워해야 할 일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바보같은 자의식

지금 돌이켜보면 우습다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만, 저는 스팸이 활개치는 SEO업계의 문제나 전단지같은 사이트를 계속 만드는 웹 제작 업계의 문제를 제 문제인 것처럼 중대하게 받아들였습니다.저는 웹 제작 업무로부터 독립해서 이 사이트나 몇 권의 서적, 잡지에 기고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SEO를 전파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각 업계에서 일어나는 현 상황의 문제에 있어, 저에게 일부분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남의 일을 남의 일이 아니라 저 자신의 문제처럼 느낀 나머지 결국 쓸 데 없는 것에 지치고 말았습니다. 이게 혼자서 뭐하는 짓이었을까요. 정말 바보같다고 해야 할까요, 자의식 과잉에 스스로도 놀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저는 더이상 SEO업계가 어떻다던가, 웹 제작업계가 어떻다던가, 그런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것들이 앞으로 어떻게 되건 아무래도 좋고, 저와는 관계 없는 일입니다. 그런 문제를 자신의 문제처럼 여기던 때가 어떻게 됐었던 것이겠지요.

애초에 생각해보면 스팸 사이트나 광고 사이트가 아무리 늘어난다고 한들, 저는 전혀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뭘 그렇게 신경쓸 필요가 있었는지조차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또 제가 SEO에 대해서 쓰거나 말하거나 하는 것에 의해 모르는 누군가에게 스패머 중 하나라고 인식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제가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자존심이 조금 문제가 될지언정,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써봤자 어쩔 수 없는 문제입니다.

아무리 소리쳐도 듣지 않을 사람은 듣지 않는 법입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온 말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판단 하에 좋을대로 해석됩니다. 그런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고민하는 것은 건설적이지 않습니다. 건설적인 것이란, 정말 조금씩이라도 자신의 손으로 정보를 자아내는 것입니다.

맺으며

저는 지금도 웹을 보다 풍족한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웹 덕분에 이 십 수년을 먹고 살 수 있었으니 은혜를 갚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애초에 저는 웹을 정말 좋아합니다.

저는 웹의 이용자입니다. 그리고 웹은 민주적인 플랫폼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한 사람의 이용자로써 다른 이용자에게 공헌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정보를 추가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겠지요. 앞으로도 제 의욕과 상의하면서 담담하게 그 일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웹은 “그물”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것을 참가하는 모든 사람이 정성스레 짜나가는 거대한 정보의 그물로 생각할지, 혹은 이용자를 일망타진하는 어망으로 생각할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단지 저는 한 사람의 참가자로써 계속 전자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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